12월초 토요일에 신촌거리를 지나다 '아이폰 현장판매'라고 적힌 매장을 발견하고는 들어가자마자 구매를 결정했다. 예약판매로 살 수 있다고 들었기에 바로 살 수 있다는 점때문에 지갑을 열었다.
그동안 스마트폰 계열과 피쳐폰 계열을 왔다갔다 하면서 휴대전화를 구매했기에 스마트폰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주관적이지만 나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 PDA까지 쓴 기간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물론 스마트폰은 모두 윈모(윈도우모바일) 기반이었지만 아이폰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들에 비하면 백제 정도는 더 마음에 든다. 속도, 어플의 다양성, 전화와 문자메시지 기능과 구현도 기대 이상이었지만 특히 사용자를 고려한 UI는 최고이다. 윈미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정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객지향적이라는 뜻을 알려주는 단말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AS와 배터리 조루와 같은 문제들도 제기되고 있으나 그정도 문제없는 스마트폰이 없지 않을까 싶다. DMB와 같은 기능도 없지만 현재 기능만으로 충분히 상쇄되고도 남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방송프로그램도 사이클이 있다고들 한다. [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라는 흐름이 있다. 나름 자리잡은 프로그램은 그렇고 자리잡지 못한 프로그램은 진입단계에서 나가떨어지게 된다.
2007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미수다'는 초기에는 한국에서 일시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사회를 본다는 취지로 인기를 얻었다. 더구나 다양한 국가에서 온 여성 - 소위 말하는 미녀인지는 아닌지 모르겠지만 - 들이 출연한다는 특성때문에 보기에 편한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당초 취지대로 프로그램의 시청을 이끌어내는 핵심은 한국사회의 재발견이지 출연자들의 외모나 아슬아슬한 옷태가 아니었다. 주제 또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생활양식이라든 가족생활이라든지 아이들과 봐도 무리가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출연자들의 외모가 중요시되는 듯 보이고 아이들이 보기에 민망한 옷차림은 물론이고 주제 또한 그 또래에서만 통할 수 있는 놀이문화나 남자친구라든지 그런 것들이 조금씩 내용을 달리해가며 진행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되었다. 물론 나온 출연자 대부분 어렵지 않은 환경 출신이기에 가지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말이다.
다양한 문화의 간접체험이라든지, 재미있게 한국사회를 재발견하는 기회들은 사라지고 여성의 상품화, 미적 기준의 획일화, 외모중심의 사고 등이 프로그램 내내 횡행하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의 질은 떨어지고 2007년 14.5%라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예능 1위에서 2009년 8.9%로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수다' 논란은 어쩌면 언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에서 시청자가 바라는 것은 '수다'이지 '미녀'가 아니기 때문이다. 왜 한국 캠퍼스퀸 - 아직도 그런 구시대적 유물이 남아있는 지도 의문이지만 - 이 나와 무슨 수다를 떨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양한 경험을 쌓는 외국과 달리 공부만 했을 법한 한국의 20대 대학생이 한국사회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고.
프로그램이 명맥만 유지하지 말고 초발심으로 돌아가든지 포맷의 대혁신으로 거듭나든지 아니면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는지 했으면 한다.
서점에서 우연히 읽게 된 책 '재미'. 단숨에 몇 페이지를 넘겨보다 집에 와서 바로 인터넷 주문을 했다. 강추.
아프고 난 뒤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이야기, 관계에 대한 이야기, 젊은 시절 고민하기만 하고 답은 미뤄왔던 이야기를 다시 생각속으로 꺼내게 되었다. 그건 아마도 건강을 잃고 난 뒤 '뒤죽박죽 되어버린 인생의 우선순위'를 얼핏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다.
책에서 '데이모스의 법칙'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하루에 5~6만가지 생각을 한다. 그 중 90% 이상은 쓸모없는 걱정이다. 또한 쓸모없는 걱정 가운데 90% 이상은 '어제했던 걱정'이다. 열심히 한 것 같지만 10%만이 '제대로 한 일'이다. 90%는 불필요한 걱정에서 비롯된 활동일 뿐이다. 따라서 10%만 잘 살려도 최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90%의 쓸모없는 걱정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엄숙주의자이길 원한다. 고통은 아름다우며 인내가 미덕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 그런 믿음이 간혹 흔들리면 심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자신을 책망한다.
그동안 걱정이 너무 많았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걱정, 미래에 대한 걱정, 걱정을 완벽주의로 착각하고 살았다. 완벽주의도 오로지 선(善)이라는 믿음으로 살았던 것 같다. 그게 날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그런 내 맘을 알아주지도 따라주지도 않는 주변에 짜증을 내고 그게 다시 짜증과 화로 돌아오는 악순환.
더구나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두려운 걸 숨기기 위해 '척'하고 살아왔었다. 남을 속이기 위해 결국 나 자신을 기만하고 솔직하지 않았었다.
'행복은 삶의 습관이고, 연습할수록 느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행복은 뭔가 외부적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이뤄지는 필연적 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행복이란 건 결국 똑같은 조건에서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 마음가짐의 방식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살자'는 주제도 주제지만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된 책이다. "왜 지금 내가 힘든지", "내가 노력하면 힘든 건 극복할 수 있는지", "나만 극복하면 주변은 잘 따라오는 건지", "극복이 맞는 지" 등등 생각만 많은 나에게 발상의 전환을 준 책이라 강력히 추천함.
다만 이 책이 회사용으로만 사용되어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수많은 경영컨설팅 책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친노세력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친노신당파는 지역주의 타파와 개혁적 국민정당 등 '노무현 가치'를 실현하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이야기거리'로만 떠돌던 친노세력 창당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친노 진영의 핵심인 유시민과 한명숙 전 총리 등은 참여하지 않은 상황이라 대중적 탄력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와 민노당-진보신당 분열, 강하지도 뚜렷하지도 않은 민주당, 경제위기 속에 사그라든 촛불의 힘 등 노무현을 찍었던 그 마음들은 정치적으로 지지할 곳을 잃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은 아주 작으나마 있었던 희망의 끈을 잔인하게 잘라버린 그런 사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500만명이라는 거대한 조문행렬은 바로 잘려버린 희망의 끈에 대한 애정과 열망을 반증하는 것이라 보고 싶다.
앞으로 친노세력의 정당화는 한국 정치판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다만 그 변화의 바람이 강해지고 지속성을 가지려면 유시민같은 대중적 인물들이 나서야 하고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힘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2007년 열린우리당 해체가 가속화될 무렵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역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원칙이나 비전, 정책은 없이 권력쟁취를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누구와도 손을 잡는 한국정치를 비판했었다.
친노신당이 성공하려면 노무현이라는 인간은 버리고 노무현의 원칙과 비전을 취하고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